지난비엔날레

[2009] 이옥련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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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쉼터


내가 도토리나무를 나의 작업현장으로 끌어들인 지도 거진 10여 년이 되었다. 이 나무는 독일에선 독일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나무인가 하면, 한국에선 그 열매가 되는 도토리는 즐겨먹는 식품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나무는 참나무 류의 낙엽활엽수로 한국에선 갈참, 졸참, 굴참, 신갈, 떡갈, 상수리등의 다양한 종류로 자라고 있는가 하면 세계각지에도 무수하게 퍼져 번성하고 있으며 각 지역마다 풍토적인 특이성을 띄고, 열대지방에는 코르크 떡갈나무가 자라고 있기도 한다. 내가 이 도토리 나뭇잎들을 수집하게 된 계기는 도토리나무라고 명명된 나무라면 그 잎 모양이 모두 일정하리라는 내 상식이 무너지고부터이다. 사실 이 도토리를 맺는 나무들은 그 종류와 더불어 잎 모양마저 다양해서 한 나무에서도 그 전형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는 내게 한 경이로움으로 다가와 이 후 나는 가는 고장마다 도토리 나무를 발견하게 되면 그 잎새를 눈 여겨 보며 수집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각지에서 수집된 종류만 해도 어림잡아 50여 종이 넘는데 이 도토리나무의 잎 모양들은 각 나라 또는 지역의 주민들만큼이나 그 환경에 따라 각양 각색이다. 마치 식물학자의 연구를 연상하게도 한다는 나의 도토리나뭇잎의 다양성에 관한 연구는 애초 그 시작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전지구화시대의 문화적 다양성을 지구상 널리 분포된 도토리 나뭇잎을 통해 간접적으로 조명해 보고자 하는 데 있었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권영근 소장의 말에 의하면 “하늘아래 모든 생명체는 DNA구조가 모두 다르다. 목련 꽃의 꽃마다 DNA가 다르듯 모든 생명체는 유일하다. 그래서 소중하고, 존중 받아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다양성을 갖고 있는데. 다양성이 없는 게 공산품이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르면 불량품이 된다. 이에 반해 생명이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성립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무릇 문화의 생명도 각각 다른 문화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존재 가능하다고 보고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도토리 나뭇잎을 수집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개개의 문화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한 사색을 멈추지 않고 해오고 있다 한편으론 도토리 나뭇잎을 주제로 한 작업의 형식도 아카이브, 사진, 드로잉 그리고 설치 등의 복합적 형식을 띄고 다양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공주 연미산에서도 우선은 이 지역의 도토리나무들을 찾아보고 그 나뭇잎들을 모아 볼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카이브에 첨가될 것이고 사진형식을 빌린 아카이브작업도 계속될 것이다 또한 이렇게 모여든 다양한 나뭇잎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실내 또는 실외에 도토리 쉼터 또는 도토리광장을 형성하고자 한다 그것을 지지하는 재료는 인조잔디(아르코미술관 전시장면 참조)또는 건축용 타일을 사용할 수 있고 각각의 잎사귀 크기는 장소에 따라 조절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