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비엔날레

[2010] 송미애 . 유승구 -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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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잊혀진

음악(특히 서양음악)의 역사는‘자연적 울림(배음)’을 수치화하여 자르고(평균율), 그 평균화된 음들을 논리적인 규격 속에 끼워 맞추며 발달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악기가‘피아노’이다. 이번 작업은 이러한 피아노를 해체하고, 그 소리의 근본적인 울림을 되찾으며 시작되었다. 평균율에 맞춰 조율되어 있던 현들은 평균율을 벗어난 제각기의 음으로‘재조율’하였고,(피아노의 각 건반들은 반음 간격으로 일정하나, 마치 조율이 잘못된 것처럼, 그 반음 사이의 일정하지 않은 음들로 재조율하였다.) 다양한 현의 울림을 제한하기 위해 사용되는 피아노의 해머들 역시 뜯어내고, 여러 가지 다른 재료들을 사용하여 현의 본질적인 소리를 찾고자 시도하였다. 연주의 편의를 위해 자리를 차지하던 건반도 없어졌고, 설치의 편의와 울림통의 역할을 했던 우아한 겉 모습 조차 사라졌다. 정제되지 않은 야생의 소리를 내는 이 몸체는 거친 나무들 속에 함께‘그냥’놓여져 있다. 나무 사이로 흘러나오는 소리들은 기존의 피아노 소리와는 너무 달라 낯설지만, 해체된 피아노의 현이 내는 소리들을 녹음하여 편집한 결과물 그대로이다. 의도한 바이기도 하지만, 자유를 얻은 그 소리들이 어찌나‘자연의 소리들’과 닮았는지, 점점 이 소리들에 빠져들게 되었다. 역시‘울림’이란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송미애, 유승구 / 어느덧 잊혀진 / 나무토막, 피아노 부품, 사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