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 조세진 Cho Sejin - 한국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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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진 - 한국
Cho Se-jin - Korea
거미를 위한 수직과 수평
Verticality and Horizontality for Spider
어린 시절 여름날이면 장미나무 사이로 커다란 거미줄에 이슬이 맺힌 것을 올려다 보던 추억이 있다. 반투명하고 섬세한 줄은 레이스처럼 예뻤고, 까맣고 노란 줄무늬의 거미는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나이를 먹고 나와서 지내던 반지하 작업실 음습한 구석에도 곧잘 거미들이 나타나곤 했다. 곰팡이와 먼지 속 허물과 다 끊어진 줄에선 어린 시절 여름날의 싱그러운 풀내음도 생명력도 없었다.
자연과 인간은 때론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로수 하나 없는 빽빽한 빌딩숲 속에서, 매연을 뿜는 공장의 사진이나 발전만을 외치는 군상들을 볼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런 인간의 행동들도 각각의 이유들과 사연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면 그것 또한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될 때도 있다. 수면에 이는 물결의 방향에는 셀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처럼, 세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거대한 혼돈이다.
나는 인간의 질서와 자연의 혼돈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하얀 무명실과 와이어를 나무와 나무 사이에 묶어 수평과 수직으로 허공에 촘촘히 가로질러 하얀 사각의 공간을 만든다. 그 안에 형광등을 켜 여름밤 벌레들이 몰려들게 한다. 그러면 거미들이 벌레를 잡기 위해 거미줄을 칠 것이다.
실로 만든 공간은 인간의 노력의 흔적이고 그 위를 누비는 거미들이 짓는 거미집의 형태는 혼돈 속의 질서를 가진다. 수직과 수평으로 실을 연결하여 반듯한 사각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그 규칙적 반복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벌레들은 형광등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감지하고 달려들고 거미는 먹이가 있는 곳에 덫을 놓을 것이다. 모든 존재는 자신만의 이유와 사정을 가지고 행동을 한다. 그 결과는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아름다움으로 나타난다.
마당의 거미줄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거미는 열심히 거미줄을 정비하고 구역을 넓히고 삶을 살아간다. 벌레 역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꽃을 향해 날아들고 빛을 따라 길을 찾는다. 존재는 삶 속에서 먹고 먹히고, 죽고 태어난다.
하나의 생명은 하나의 우주이다. ‘집’이라는 것은 이 하나하나의 우주가 담기는 공간이다.
같은 순간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주들이 공존하는 터전으로서의 '집'을 만들고자 한다.
I have memories of looking up to the spiderwebs between tall rose bushes in the early mornings of summer. The threads were delicate, almost transparent and beautiful as if they are fine silk lace. Black and yellow stripped spiders were moving agilely. As I moved to city and stayed in a basement studio, I could often come across to spiders at the dark and damp corners. There were no fresh smell of greens and life on the snapped treads and molts in the dust and mould.
Human being seems to be harmful to the nature. The feeling comes more convincing in the concrete jungle with people solely focused on developments or looking at pictures of smoky factories. However, if we dig into the stories of each people then the behaviors might be seen as ‘natural’ consequences. It might be impossible to see through the chaos of the world just like there are countless factors define the directions of waves on the surface of water.
I would like to make a space where the rule of man and chaos of nature coexist. White cotton threads and wire ropes will be tide up to vertically and horizontally between the trees to create a white rectangular cuboid. And there will be light bulbs in the box to attract bugs in the summer night. Then spiders will come build cobweb to hunt the bugs.
The cotton thread cuboid is to represent the effort of man and the spiderwebs has orders in chaos. Horizontal and vertical threads form the rectangular space to pursue the beauty in orderly repetition. Bugs fly toward the light bulb because they sense ultraviolet rays, and spiders set traps where they can find the food source. All creatures have their reasons for their actions. And the consequences of the actions appear as the beauty of natural beauty.
I believe the reason of the beauty of the spiderweb at the garden comes from the fact that it is alive. Spiders diligently maintain the threads and broaden their territories to continue lives. Bugs as well constantly fly to the flowers and follow lights to find their ways . Eating and being eaten, birth and death happen to existence within the life.
One life is one universe. ‘Home’ is the place to contain every single universe.
The space will be made for the ground of coexistence of all different kinds of universes living in the same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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